독서로그

[독서후기] 유발하라리, 호모데우스

오늘은변호사 2022. 11. 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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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명한 책을 이제야 보았습니다.
사실 처음에 데우스? 제목을 보고 혹시 죽음에 대한 책인가 생각했는데
호모데우스는 신성을 획득한 인간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우리 인류는 지구를 정복하고, 과학혁명으로 기아, 역병, 전쟁을 극복했으며,
그 다음으로 나아갈 미래는 결국 불멸, 행복, 그리고 초인류가 될 것이라는 예측으로 책이 시작됩니다.
여기까지는 뻔한 얘기처럼 들리는데,

신이 죽고 인류의 감정이 가치의 근원이 된 인본주의 철학의 토대, 즉 자아나 개인이라는 개념이
과학기술의 발전, 특히 생명공학이나 컴퓨터 과학의 발전으로
그 의미를 잃게 되면서
기존 인본주의가 도전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저자의 분석에 이르면
보통 책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의지, 선택을 중시하고 민주주의도 유권자의 선택에 기반하고 있고, 예술에 있어서도 감상자의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자아라는 것은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알고리즘이라고 합니다.
자아 역시 국가, 기업 등과 같은 허구적인 개념.
끝없이 경험하는 자아와, 이야기를 만드는 자아가 있는데,
우리들은 이야기를 만드는 자아를 본인으로 인식하지만
사실 부분부분 파편들을 모아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낼 뿐입니다(극단-결과의 평균값으로 인식).

자유의지라는 것도 있는지 의문.
우리는 자유롭게 욕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고 여기며
인본주의 사상은 그러한 자유로운 개인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는 우리가 욕망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60분동안 생각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더라도 실패하고 맙니다.

이런 한계들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전쟁에서도 병사가 중요하고 자본주의에 있어서도 공장 노동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각 개인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인본주의 사상이 유지되어 왔는데

앞으로 기술발전에 따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쓸모없게 될 것이고(컴퓨터를 이길 수 없음)
그 쓸모없는 사람들의 자유를 신성시하는 인본주의 철학 역시 폐기처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다만 그러한 시대에서도 자신을 업그레이드하여 신성을 획득하게 되는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 생길테고
아마도 부유한 사람들이 그런 기회를 독점할 것인데,
그 때 되면 인류는 초인류와 나머지로 나뉘게 되고,
더 이상 필요없어진 대중을 그 때엔 존중하지 않고,
마치 오늘날 우리들이 가축을 무자비하게 대하는 것처럼
나머지가 그런 상태에 처할 위험도 있다고 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정말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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